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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도입 '디지털교과서' 과목도 못 정한 교육부
최고관리자  |  13-06-18 08:23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배포하겠다는 디지털교과서를 놓고 교육현장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어느 학년, 무슨 과목을 대상으로 할지조차 확정짓지 못하면서 일선 학교에선 교사들의 연수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를 개발해야 하는 출판사들 사이에선 아예 '1년 연기설'이 돌며 '날림 교과서' 개발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양상이다.

디지털교과서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스마트교육의 핵심정책이다. 종이 교과서에 동영상 자료나 문제풀이를 더한 전자책을 만들어 학교나 집에서 개인용컴퓨터(PC)·태블릿PC·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2011년에 "2015년까지 모든 초·중·고의 종이 교과서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한다"고 발표했지만, 스마트교육 추진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지난해 고등학교를 뺀 채 2014년엔 초등학교, 2015년에는 중학교에 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된다고만 밝힌 상태다.

당장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할 출판사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디지털교과서협회 관계자는 17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업계에선 대부분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1년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회사에서 디지털교과서 개발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선 억지로 개발을 시작하더라도 종이 교과서를 PDF 화면 형태로 올려놓은 현재의 e교과서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흐지부지되고 있는 게 답답해서 업계에서 제안이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지난달 디지털교과서협회가 만들어졌다"며 "고품질의 디지털교과서를 만들려면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동영상 등 각종 자료에 적어도 현재의 3~4배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초·중·고에 디지털교과서를 다 도입한다고 하더니 이젠 중학교만 한다, 영어는 e교과서를 계속 쓴다는 식의 얘기가 꼬리를 물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연기되지 않았다"며 "도입 학년과 과목을 최종 협의 중이어서 지금까지 결정이 늦어지고 있을 뿐, 이달 중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선 디지털교과서가 아예 먼나라 얘기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도입된다는데 몇 학년, 어느 과목인지 모르겠고 연수도 받은 적이 없다"며 "거의 사용하지 않고 돈만 낭비했던 e교과서 재탕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한 교육청 담당자는 "교육부의 계획이 안 나오니 교사들의 연수계획도 못 잡고 있고, 현장에선 모르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중학교 과학교사는 "학생들이 알아서 잘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이다. 그동안 정부가 주도한 온라인 사업들이 다 외면받았던 걸 생각해도, 교사가 잘 사용하도록 유도하지 않으면 또 하나의 예산낭비 정책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날림으로 추진되면 실효성 없이 대형출판사의 배만 불릴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수는 한국교육개발원 저널에 실린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교사 수요 조사 보고서'에서 "내년부터 디지털교과서 단말기 보급에만 3조6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장 교사들은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